오피니언
태국어 한 시간이 남기는 것
태국, 국제학교 태국어·태국사 교육 강화… 한국인 학부모가 시간표에서 확인할 세 가지
태국 정부가 학교 교육에서 태국어, 태국사, 시민교육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방향을 내놓은 것은 지난 6월 초였다. 교육부와 고등교육부 장관이 함께 연 브리핑에서 역사는 암기보다 분석 중심으로, 시민교육은 비판적 사고와 협업, 봉사를 담는 쪽으로 손보겠다고 했다. 국제학교도 이 논의에서 빠지지 않았다. 정부는 태국국제학교협회와 협의해 국제학교의 태국 학생들이 모국어를 충분히 쓰도록 하되, 각 학교의 국제 교육과정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이번 주,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는 사립교육위원회(OPEC)가 국제학교용 태국어·태국 문화·태국사 지침을 내놓았고 학교들이 교육과정 손질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다시 오가고 있다.
한국인 학부모라면 먼저 "우리 아이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기기 쉽다. 이번 개편의 중심은 분명 태국 국적 학생이다. 그러나 정부 인가를 받은 국제학교에서 태국 문화와 태국어 수업은 원래부터 필수였고, 외국 학생에게도 태국어와 태국 문화를 배울 기회를 주라는 취지가 함께 거론된다. 시간표의 한 칸이 어떻게 바뀌느냐는 결국 모든 학생의 하루와 이어진다. 또 한국과 태국 국적을 함께 가진 아이라면 어느 기준이 적용되는지가 곧 현실의 문제가 된다.
지금 확인할 일은 세 가지다.
첫째, 학교에 태국어·태국 문화 수업이 학년별로 주당 몇 시간인지, 외국 국적 학생은 어떤 반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물어야 한다. 같은 '태국어'라도 모국어 수준 반과 외국어 입문 반은 전혀 다른 수업이다. 아이의 실력에 맞는 반이 있는지, 학년이 올라갈 때 단계가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다.
둘째, 시간표 조정이 다른 과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부는 내용을 줄이는 게 아니라 깊이를 더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하루의 수업 시간은 한정돼 있다. 태국어 수업이 늘어날 때 외국 학생은 그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한국어나 제2외국어 선택에 변화가 있는지 미리 알아 두면 혼란이 적다.
셋째, 이중국적 자녀를 둔 가정은 학교가 아이를 어떤 국적 기준으로 분류하는지 서류로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입학 원서에 어느 여권을 냈느냐에 따라 필수 과목이 달라질 수 있다. 이 부분은 학교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으니 말로 듣고 끝내지 말고 문서로 받아 두기를 권한다.
학교와 정부에 바라는 점도 있다. 학교는 개편 내용을 학부모에게 학년별 시간표로 구체적으로 알려 주어야 한다. 변경이 결정된 뒤 통보하는 방식으로는 외국인 가정이 진학 계획을 조정할 시간이 없다. 정부는 최종 지침과 적용 시기, 외국 학생과 이중국적 학생에 대한 기준을 영어로도 분명하게 공개해 주기를 바란다. 국제학교 학부모의 상당수는 태국어 공문을 바로 읽기 어렵다. 같은 규정을 두고 학교마다, 소문마다 해석이 갈리는 상황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영어 성적표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시장에서 값을 묻고, 친구 집 어른께 인사하고, 이 나라가 걸어온 길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힘은 어느 교과서에도 점수로 남지 않지만 오래 간다. 태국어 한 시간을 영어 수업을 빼앗는 시간으로 볼지, 이 땅에서 자라는 아이에게 주는 또 하나의 언어로 볼지는 부모의 시선에 달려 있다. 다만 그 시선을 정하기 전에, 학교가 그 한 시간을 어떻게 채우는지부터 확인하자.
출처
- https://www.thephuketnews.com/curriculum-changes-stress-thai-language-history-civic-duty-100470.php
- https://www.bangkokpost.com/thailand/general/3264848/curriculum-changes-stress-thai-language-history-civic-duty
- https://eltplanning.com/2026/11/05/thai-language-and-culture-in-international-schools-recent-guidance/
- https://ratchakitcha.soc.go.th/documents/121154.pdf
- https://www.isat.or.th/
교육과 학교생활을 경험과 관점으로 나눕니다. 필자의 의견이며 학교 공식 발표와 구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