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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의 여유보다 먼저 볼 것

태국 무비자 60일→30일 개편, 한국인은 90일 유지… 국제학교 학부모가 지금 점검할 세 가지

김환 | SABOO Thailand 대표 ·

태국의 무비자 입국 제도가 9월 15일부로 크게 바뀌었다. 2024년부터 93개국에 주던 60일 무비자 체류는 끝났고, 이제 60개 국가·지역에 30일만 허용된다. 목적도 관광으로 좁혀졌다. 연장은 출입국 사무소 재량에 따라 한 차례 30일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육로 국경으로 들어오는 무비자 입국은 1년에 두 번으로 묶였다. 도착 비자 대상국도 31개국에서 3개국으로 줄었다.

한국인은 이번 변화에서 비켜나 있다. 한·태 양국 협정에 따른 90일 무비자는 그대로라는 것이 여러 자료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래서 한국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많다. 나는 조금 다르게 본다. 이번 개편이 보여 주는 것은 날짜 숫자가 아니라 방향이다. 태국 정부는 무비자 제도를 관광객의 짧은 방문에 맞추고, 그 밖의 체류는 목적에 맞는 비자로 관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교육 비자를 둘러싼 대대적인 점검도 같은 흐름 위에 있었다.

국제학교를 고민하는 가정에게 이 방향은 가볍지 않다. 90일 무비자는 학교 투어나 짧은 방학 캠프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사는 체류 자격은 아니다. 무비자로 들어와 일단 등록하고, 비자는 나중에 정리하면 된다는 계산은 규정이 느슨할 때나 통하던 방식이다. 이제 그 틈은 점점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규정이 바뀌는 순간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서류가 덜 갖춰진 가정이고, 그 불안은 고스란히 아이의 학교생활로 옮겨 간다.

지금 확인할 일은 세 가지다.

첫째, 체류 계획을 처음부터 비자 기준으로 짠다. 아이는 학생 비자, 함께 사는 보호자는 그에 맞는 장기 비자가 필요하다. 입학 확정, 서류 발급, 비자 신청까지 걸리는 시간을 역산해 출국일을 정하는 것이 순서다. 학교 입학처에 비자 서류를 언제, 어떤 형태로 발급해 주는지부터 묻는 것이 좋다.

둘째, 보호자 비자의 조건을 정확히 안다. 보호자 비자에는 잔고 증명 같은 재정 요건과 갱신 주기가 따르고, 세부 요건은 바뀌기도 한다. 블로그나 단톡방의 경험담이 아니라 주한 태국대사관과 태국 이민국의 최신 안내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비자 대행 업체를 쓰더라도 근거 규정을 함께 받아 두는 편이 안전하다.

셋째, 가족 구성원의 국적을 따로 따져 본다. 배우자나 함께 오는 가족이 한국 국적이 아니라면 이번 개편의 영향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한 가족 안에서 체류 가능 기간이 30일과 90일로 갈리면 방학 일정 전체가 흔들린다.

학교와 정부에 바라는 점도 있다. 국제학교는 입학 안내에 비자 절차와 소요 기간, 학교가 지원하는 범위를 분명히 적어 주었으면 한다. 등록금 납부 일정과 비자 발급 일정이 어긋나 가정이 위험을 떠안는 일은 줄여야 한다. 태국 정부에는 제도를 바꿀 때 시행일과 경과 규정, 학생·보호자 비자에 대한 영향을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게 공개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규정을 지키려는 사람이 해석을 찾아 헤매는 구조라면 제도의 신뢰는 쌓이지 않는다.

비자는 짐을 다 싼 뒤에 챙기는 서류가 아니다. 아이의 학교생활이 서 있는 바닥이다. 바닥부터 단단히 다지는 가정이 결국 가장 멀리 간다.

출처

교육과 학교생활을 경험과 관점으로 나눕니다. 필자의 의견이며 학교 공식 발표와 구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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